모카's 역사기행

이순신 장군의 숨결따라 걷는 통영역사기행

캬라멜모카라떼 2017. 3. 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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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이순신 장군을
테마로 잡은 여행이었다.
전국에 이순신 장군을 모시는
사당이라든지
유적지가 여럿 있지만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은
한산도 앞바다였다.
아마 이순신 장군이 읊으셨던
유명한 시구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망설임없이 처음으로
통영에 발을 내디딘 2월의 쌀쌀한 어느 날.
아침부터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중앙시장 버스정류장에서 가까운
삼도수군통제영부터 찾았다.
걸어서 10분이면 가는 거리에
옆에는 충렬사가 있어서 동선이 좋다.



통제영 입구에 서서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정겨운 저 분의 이름은
벅수라고 한다.
벅수는 쉽게 말해 장승이라고 보면 된다.
익히 아는 장승의 모습과는
또다른 익살스러움이 있다.
송곳니가 길게 나와있어
도깨비를 연상케도 한다.


벅수를 지나 오르막길로 통제영 정문이
보이는데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사야 한다.
입장료는 3000원인 것으로 안다.


누각에 올라 반대편 통영의 풍경을
쭉 읊어보았다.
소박한 멋이 있는 곳.
정서가 유순한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진으로는 짐작이 되지 않는데
그 규모가 상당했다.
서울에 있는 조계사 대웅전만큼
그 위용이 압도적이었다.
이순신 장군 사후에 지어졌다는데
멋모르고 이순신 장군에 대해
알아가고자 온 곳이었기에
그 사실을 알고
약간 맥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치열한 왜란의 전장터에서
변변치않은 막사에서
수군들을 지휘했을 터인데
사후에야 이런 번듯한
통제영이 건립되다니...

개척자의 삶이란
부귀와 영화를 바랄 수 없는가보다.


씁쓸한 마음을 남기며 되돌아오는데
당간지주라고 해야할지...
암만 봐도 물기라고는 없어보이는
철구조물을 연신 핥아대는
길고양이가 애처롭다.

이어서 걸어서 10분 남짓한 거리에 있는
충렬사로 가보았다.


추운데 언덕배기 길을 올라가는 것이
여간 힘들었다.
누군가 통영에 오거든 나와는 반대
 동선으로 움직이는 것이 좋겠다.

미리 말해두지만
이순신 장군 코스로 잡는다면
한산도 - 충렬사 - 통제영의 순서를
추천한다.
나는 어쩌다보니
반대로 움직이게 되었지만.

얼마 안 걸어 충렬사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마침 내가 간 시각이 10시즈음이었는데
내 바로 앞에 해군부사관인지 무리가
단체로 우르르 들어가는것이
심상치가 않았다.

아뿔사.. 그날이 교육마치고
단체로 참배하는 날이라니..
그날 30여분을 기다려서야
내 차례가 오게 되었다.
해군측에서 교육은 언제며
참배하는 날이 언제인지 알수가 없으니
오전에 잘못걸리면
나처럼 시간을 허투루 보낼 수 있다.
그 사이 옆에 딸린
조그만 유물전시관부터
구경하기로 한다.

친절하게 유물 안내까지
사진으로 남겼으니 참고바란다.






그렇게 해군부사관(?)들이
모두 참배하기를 기다린 끝에
내가 참배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미리 준비해간
막걸리와 빼떼기죽을 올리고
재배를 올렸다.

가만히 묵념하며
나의 앞길과 나라의 안녕을 바라고
또 바랬다.


이 날 올린 식은 빼때기죽은
쌀쌀한 날씨임에도
부드럽게 맛있게 넘어갔다.
고구마가 주재료인데
다른 고장에서는 보지못한 음식이라
냉큼 집어들었다.
달지 않고 구수한 향이 올라오는 것이
오래도록 먹어도
질리지 않을 맛이었다.


충렬사가 다가 아니었다.
교통편이 애매해서 일찌감치 포기했던
한산도 제승당을 가게 된것은
진실로 우연이었다.

- 다음 포스팅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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