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s 왕가위감독바라기

동사서독 리덕스 vs 동사서독

캬라멜모카라떼 2012. 12. 1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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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서독 리덕스 포스터>

 

어릴적 열광했던 왕가위 감독의 영화다. 그리고 그의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동사서독이다.

영화가 만들어진지 10년도 더 지났지만 감독도 이 영화에 애착이 갔나보다.

어쩌면 아쉬움이 남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본인이 다시 재편집해 리덕스 버젼을 만들었다.

동사서독은 사실 철저하게 외면 받은 영화였다.

초호화 캐스팅에 중국 올로케이션으로 제작비는 고갈상태에 이르고, 촬영은 중단위기에 처한다.

영화를 찍기위해 영화제작을 해야했던 왕가위는 동사서독의 제작 및 편집자로 참여하기도 했고,

친구이기도 한 유진위 감독의 도움을 받는다.

 

코미디 감독으로 티켓파워가 있었던 유진위와 동사서독의 출연진을 모아놓고 코미디 영화를 찍었다.

동사서독과 같이 소설 '영웅문'의 케릭터를 짬뽕시켜 만든 영화. 바로 동성서취다.

다행히도 영화는 크게 성공했고, 개봉 당시 상반기 흥행 1위를 차지했다.

우여곡절 끝에 비록 왕조현은 동사서독에서 하차하게 되었지만 영화가 완성됬다.

촬영지연으로 인해 왕조현은 동사서독에서 중도하차하게되어 배우가 바뀌게 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영화는 완성되었다.

 

왕조현의 중도하차는 오히려 양채니라는 신예를 발굴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어쨓든...동사서독은 빛을 보게 되었지만, 철저하게 외면 받았다.

동사서독은 DVD로 봐도 화질이 상당히 안좋다. 색감도 좋지 않다.

당시 제작한 영화사가 현재 없어져서 힘들게 원본필름을 구했으나 빗물에 손상되었다고 한다.

다시 힘들게 필름을 구해 복원하고 자기 의도대로 재편집해 동사서독 리덕스를 만들었다고 한다.

 

나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듀얼모니터에 두개의 영화를 뛰어놓고 비교해서 보았다. 야근한 뒤로 졸기도했지만

이미 7,8번은 본 영화라 크게 상관은 없었다. 그냥 비교해서 한번 보고 싶었기 때문에...

 

 

1.영상

색깔이 살아 있다. 오리지널에서는 색깔이 뚜렷하지 않았고, 붉은색 톤이 감돌아 어두웠으나, 리덕스는 이를 깨끗하고 좀 더 화려하게 복원시켰다. 미술감독 장숙평의 노력이 더 돋보였다. 옷의 색, 하늘의 푸른색, 황금빛 사막의 모래색...흩날리는 모래바람, 피부톤과 물의 색까지 모두다 선명하다.

죽어있던 영화에 생명을 다시 불어 넣은 듯 했다.

 

2.플롯

스토리 전개는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다만 영화가 몇몇 절기(24절기)에 의해 진행되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서인지 자막을 추가해 절기명을 써줌으로서 시간의 흐름을 명확히 해준다.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라 생각된다.

그 외 액션신등에서 불필요하게 늘어지는 듯한 장명들이 빠지면서 전개가 좀 더 빠르다.

지루함을덜어주기 위함인것 같다.

그러나 흐름상의 차이는 별로 없다.

 

3. 언어...그리고 목소리

두 영화의 언어가 다르다?

원래 홍콩영화는 보통 광동어 버전과 북경어 버전으로 두 번 더빙한다.

내가 본 버전이 서로 다른지 언어가 다른 듯한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배우들 목소리도 오리지널과 달랐는데 리덕스버전이 더 실제 배우 목소리 같았다.

 

인터뷰를 보니 장국영이 살아있었다면 데려다가 다시 녹음하고 싶었다고 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의 목소리를 살리기가 굉장히 어려웠다고 한다.

아비정전에도 출연했던...좋은 배우 하나를 떠나보내야했던 왕가위에게도 큰 아쉬움...

큰 충격이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장만옥의 허스키 목소리를 들으면서 확연히 다른 느낌을 받았는데,

장백지 목소리가 생각나기도 하고,

성우의 목소리 연기가 종 더 난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어쨓든 목소리의 러프함은 뒤로하고, 연기가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기는 했다.

장만옥의 내면연기가 이렇게 뛰어났는지 난 왜 미쳐몰랐을까.

왕가위가 그녀를 특별히 여기는 이유가 분명 있긴 있나보다.

칸느에서 증명한것처럼...

 

4.추가된 부분...그리고 배경음악

영화에는 아시다시피 내레이션이 많다.

그러다보니 대사가 없는 부분에 대사를 넣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없던 대사가 추가된 부분이 있었다.

보다가 졸아서 놓친 부분도 있겠지만 한 군데서 그런 부분을 발견했고,

배경음악이 빠지거나 바뀐 부분이 있었다.

배경음악 하나 바뀌었음에도 확 다른 느낌...

동서서독의 배경음악이 워낙...뭐랄까...감정표현을 극대화 시켜준다고 해야할까.

배경음악이 빠지자 뭔가 간결하면서도...음 과장없이 깔끔해진 느낌이랄까...

 

 

그리고 중간 중간 추가된 컷이 있고, 바뀐 컷도 조금있다. 하지만 내용상 크게 바뀐것은 없다.

오프닝과 엔딩은 재편집 되었지만 흐름과 관계없고,

다만 엔딩에서 오리지널에서는 주요케릭터의 모습이 한번씩 나오는데

 리덕스에서는 구양봉(장국영)만 나온다.

 

이상이다...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별의미 없을 리뷰다.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나도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한다.

많이 어렵다.

그러나 그래서 나는 이 영화가 더 좋다.

몇번을 봐도 새로운 영화...

어려운 스토리 전개를 짜맞추려 노력하기 보다는

케릭터들의 대사를 음미하면서 영화를 즐겼으면 좋겠다.

 

 

 

 

'술과 물의 차이를 아나? 술은 마시면 몸이 달아오르고 물은 마시면 몸이 차가워지지'

 

- 황약사 -

 

 

'누구나 산을 보면 그 너머엔 뭐가 있나 궁금해진다.

막상 산 너머에 가보면 별것도 없다는걸 알게되고, 차라리 여기가 낫다고 여긴다."

 

- 홍칠공 -

 

 

'그와 혼인 했을줄 알았는데 왜 하지 않았소?'

'날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굳이 할 필요가 없는 말도 있소'

'난 그말을 듣고 싶었는데 그는 자존심 때문에 그 말을 하지 않았어요...

중략...

전에는 사랑이란 말을 중시해서 말로 해야만 영원한 줄 알았어요.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하든 안하든 차이가 없어요.

사랑 역시 변하니까요.

난 이겼다고 생각해 왔어요.

그러던 어느날 거울을 보고 졌다는걸 깨달았죠.

내가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없었죠.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 황약사와 자애인의 대화중 -

 

 

'인간의 번뇌가 많은 이유는 기억력 때문이라고 한다.'

 

- 황약사 -

 

 

'잊으려고 노력할수록 더욱 선명하게 기억난다.

 

- 구양봉 -

 

 

 

'갖지는 못하더라도...잊지는 말자...'

 

- 자애인 -

 

 

 

 

 

* 본 포스팅은 2009년 2월 24일 싸이월드의 한 동호회에 아B병준이란 닉네임으로 올린 제글을 일부 수정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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