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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감독의 한국적 리얼리즘1 - 초록물고기

캬라멜모카라떼 2013. 8. 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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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보시기전에 추천 부터 해주시는 센스~ 

 

 

 

 

어린 시절 왕가위의 영화를 보면서

 

영화를 잘 모르면서 무작정

 

왕가위 같은 감독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왕가위같은 감독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그가 화양연화를 가지고

 

부산국제영화에 들고 왔을때

 

무작정 부산행 비행기에 올랐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왕가위의 영화는

 

중학생의 나이였던

 

당시의 나에겐 

 

다소 어렵고,

 

진지한 면이 없지않았다.

 

 

어린시절 이해하기에는 대사의 깊이가

 

너무 깊었다.

 

 

감독에 대한 막연한 꿈을 준게

 

왕가위의 영화 였다면

 

구체적인 꿈을 키우게 한 한국영화들도 있었다.

 

 

김기덕이나 이창동 같은 감독들의 영화다

 

김기덕의 영화는 음악으로 따지면

 

하드코어나, 하드락처럼 대중성과는

 

좀 거리가 먼 오히려 서양사람들이

 

더 받아 들이기 쉬운 영화 같다는

 

생각이든다.

 

 

혹자는 이 감독은 변태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국인의 정서에 반하는 씬들이

 

눈에 띄곤 한다.

 

 

반면 이창동 감독은 익숙한 배우들을 가지고

 

그냥 우리내 일상을 담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대중에 좀 더 다가가 있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고, 자꾸 생각나게

 

해주는 영화를 만든다.

 

 

가장 현실적인 배경,

 

가장 현실적인 케릭터,

 

가장 현실적인 대사들

 

이런 모습들이 이창동 감독의

 

영화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요소들 아닌가 싶다.

 

 

특히 97년도 초록물고기는 그 영화를

 

처음 봤을때 내가 좋아하는 한국영화중에서

 

손을 꼽았던 영화였던것 같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순서대로

 

되짚어 보고 싶다.

 

 

시간이 좀 걸릴지라도

 

내 어린시절 추억을 되살리는데

 

좋은 기회가 될거 같다.

 

 

 

 

 

 

초록 물고기 (1997)

 

감독 : 이창동

 

출연 : 한석규, 심혜진, 문성근, 명계남

 

 

특이하게도 작가 출신인 이창동 감독은

 

영화에서 어떤 기교나

 

화려함을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작가 출신인 만큼

 

각본에 정말 충실한다.

 

 

그만큼 공간설정이나 인물설정이

 

철저하고

 

제목속에도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것을

 

한단어로 잘 표현해 준다는 느낌이든다.

 

 

초록물고기.

 

 

영화를 다 볼때까지

 

대체 초록물고기가 뭔대?

 

 

깡패 얘기에

 

왠 물고기타령..

 

그것도 초록색 물고기라니...

 

초록물고기에 대한

 

의문은 영화가 끝날 무렵에나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감독이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도

 

그제서야 알 수 있다.

 

 

현실속에는 없지만

 

순수했던 어린시절의

 

추억속 꿈

 

마치 <박하사탕>에서

 

영호가 꿈꾸던 첫사랑의 의미처럼

 

초록물고기는

 

막둥이 한석규가

 

돌아가고 싶은

 

꿈이 있던...

 

순수했던

 

어린시절을 말고하고 있다.

 

 

어쩌다 보니 결론 부터

 

나와버렸는데

 

줄거리부터 살펴보자...

 

 

 

 

막둥이는 군대를 제대하고 집에 가는

 

기차에서 우연히 미애(심혜진)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차간에 있다가

 

바람에 날린 미애의

 

붉은 스카프를 줍게 되면서

 

인연이 시작된다.

 

 

막동의 고향은 일산...

 

몇년전만 해도 논과 밭이었던

 

동네에 고층 아파트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그리고 가족들도

 

뿔불히 흩어져 살고 있다.

 

 

그리고 그의 고향집

 

 

어릴때만 해도 논밭이 있던...

 

하지만 지금은 너무 변해버린 일산이라는

 

공간속 자신의 잃어버린 추억이 담긴곳이다.

 

 

 

셋째형의 일을 잠깐 도와주며

 

하는 둘의 대화...

 

-------------------------------

 

셋째형 그래, 제대 소감이 어떠셔?

 

막둥 답답하지 뭐, 할일도 없고... 형님은 어때?

 

셋째형 나야 뭐 먹고 살기 바쁘지 뭐

 

막둥이 동네가 너무 많이 변했어, 신도시가 들어면서

 

팍 찌그러져 가지고...

 

셋째형 전에는 뭐 별거 있었냐?

 

막둥 그래도...

 

(중략)

 

막둥 형님 여기가 옛날 우리땅 아냐?

 

옛날에는 아카시아 천지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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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이런 대화를 나누다가

 

무심코 신호를 위반하고

 

경찰이 따라붙는다.

 

 

딱지를 떼려던 교통경찰을 셋째형이

 

만류하며 5천원 줄테니

 

봐달라고 애원한다.

 

 

마지못해 알겠다고 하는 경찰

 

그러나 막상 지갑을 열어보니

 

잔돈이 없고 만원짜리 뿐이다...

 

 

난감해하는 셋째형

 

 

결국 만원짜리를 주며

 

5천원을 거슬러달라 한다.

 

 

경찰은 차에서 가져오겠다고 하지만

 

그대로 출발한다.

 

 

그리고 이 장면은

 

정말 우스꽝스럽게

 

우리내 삶의 비틀어진 현실을

 

비꼰다.

 

 

경찰차를 쫓는 야채장수 셋째형의 트럭

 

내돈 내놓으라고 외치다가

 

결국 확성기까지 들고

 

---------------------

 

빽차!정지해라, 차 세워라!

 

경고한다. 차 세워라.

 

빽차! 우측으로~ 빽차! 우측으로~

 

---------------------------

 

마치 어린아이 장난 하듯

 

 

둘은 마냥 즐겁게 그 상황을 즐기는 듯 보인다.

 

 이 장면은 내가 본

 

한국영화 중

 

잊지 못하는 장면중 하나이다.

 

 

장난스럽고, 우습게

 

표현했지만

 

5천원 때문에

 

경찰에게 우스운꼴

 

당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나를 너무 슬프게 만든다.

 

그장면을 해학적으로

 

잘 풀어 냈다는 생각이다.

 

 

이때부터

 

정진영 이란 배우가 좋아졌던것 같다.

 

 

 

막동은 우연히 미애와 통화하게 되고

 

그녀가 일한다고 하는

 

영등포의 한 나이트 클럽에 가게된다.

 

 

 

 

나이트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는 미애와 재회한다.

 

 

미애는 스스로 양아치가 아니라고 말하는

 

그러나 양아치중의 양아치로 보이는

 

폭력배 보스 배태곤(문성근)의

 

애첩이다.

 

 

 

 

미애의 부탁으로 태곤의 밑에서

 

주차장에서 주차관리일을

 

시작하게 된다.

 

 

그곳에서 송강호, 박남현등의

 

선배들과 티격대격 하기도 하면서도

 

그가 가진 순수성 때문인지

 

꿈을 이루기 위해서인지

 

조직에 순응 해나가면서

 

신뢰를 쌓아나간다.

 

 

태곤의 부하인 동주가

 

그를 조용히 불러

 

무언가 지시를 하며

 

돈봉투를 건네주고...

 

 

막동은 고민 하는듯 하지만

 

암묵적으로 수락한다.

 

 

막동은 화장실에서 자해를 하고,

 

태곤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오사장에게 시비를 걸고...

 

폭행을 유도한다.

 

 

으스러진 손가락을

 

보란듯이 쳐들고

 

고통스러워 하는 막동

 

처절해 보이는 표정뒤에

 

가려진 가의 마음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어찌되었건...태곤은

 

막동에게 몸을 아끼라고 조언해주면서도

 

그의 그런 무모하리만큼

 

충직함을 보고

 

그를 가족으로 인정해준다.

 

 

본인의 실제가족은 뿔뿔히 흩어져 살고...

 

본인은 소박한 꿈을 위해

 

일을 하다

 

새로운 가족...

 

가짜 가족의 일원이되어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지만

 

그 순간부터 그는 냉혹한 현실에 부딪혀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리고 또 한명의 보스

 

태곤이 젊은 시절에 모시던 김양길

 

그가 불현듯 나타나

 

태곤에게 경고 아닌 경고를 한다.

 

태곤을 세파트가된 강아지에 비유하며...

 

그의 등장은 막동과

 

아무 상관 없는 듯 헸다.

 

 

 

그러던 중 막동은

 

미애와 단둘이 열차에 오른다.

 

 

그 둘이 처음 만난 곳

 

열차 어쩌면 둘에게는

 

열차라는 공간은 특별했을지도 모르겠다.

 

 

 

 

유치한 농담 따먹기를 하며

 

키스를 함으로서 서로의 마음 확인한다.

 

 

목적지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애는 태곤의 호출을 받고

 

태곤에게 돌아간다.

 

 

순간의 일탈

 

그러나 보스의 사랑받는 애첩

 

둘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시작한다.

 

 

그 후 막동은

 

가족모임때 어느 강변에서

 

가족들 모두 모여

 

술을 마시는데

 

술을 마시다 말고 치고 박고 싸움이 난다.

 

 

가족들과 함께 모여

 

같이 사는게 꿈이었던 막동

 

그의 실망감이 얼마나 컷을까

 

그는 차를 몰고

 

가족 주위를

 

계속해서 맴돈다.

 

 

 

그리고 어느 호텔앞

 

막동이 태곤을 수행하고 있고

 

미애는 호텔에서 나온다.

 

 

태곤의 지시에 따라

 

검사에게 성상납을 하고나온 미애

 

미애는 태곤을 원망하고

 

태곤은 차에서 내려

 

막동에게 미애를 데려다 주도록 시킨다.

 

 

미애의 방에 둘만남게 되고...

 

 

 

 

미애는 자신의 모습을

 

비관적으로 말하면서도

 

막동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확인시켜준다.

 

 

 

 

 

 

다시 찾아온 김양길

 

전에는 찾아와서 길건너에서

 

나이트를 하기로 했다며

 

도발하더니

 

이번에는 그의 얼굴을

 

가격하며 그에게 도전하지 말것을 경고한다.

 

 

 

재개발권 획득을 목표로

 

10년동안 개고생해서

 

자리를 잡은 태곤

 

그의 위기를 직감한 막동

 

 

 

 

 

태곤을 위해

 

아니 어쩌면 자신을 위해

 

스스로 양길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그를 죽이기전 간직해왔던

 

미애의 장미빛 스카프를

 

태운다. 

 

 

결국 양길을 죽이고...

 

 

막동은 큰형에게 전화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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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동 여보세요, 여보세요?

 

어 큰성이야?

 

 큰성, 나야 막동이. 엄마는?

 

엄마 어디 갔어?

 

응 , 어, 나 잘 있어, 괜찮아.

 

큰성, 전화 끊지마. 전화 끊지마,

 

전화 끊지마.

 

큰성, 생각나? 빨간다리,

 

빨간색 철교.

 

 

우리 저 어렸을 때

 

빨간다리 밑으로

 

물고기 잡으러 갔었잖아.

 

 

언젠가 내가 초록색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간다고 갔다가

 

쓰레빠 잃어버려 가지고,

 

큰성이랑, 형들이랑

 

쓰레빠 찾는다고,

 

 

놀지도 못하고...

 

순옥이 그 병신은 벌에

 

엉덩이 쏘여 가지고,

 

엉덩이 세 개 됐다고

 

둘째형이 놀리고 그랬잖아.

 

큰성,

 

그때 생각 나?

 

그때 생각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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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마지막이었다.

 

그렇게도 순수하게 꿈을 위해

 

조직의 일원이 되고

 

시키는데로 했던 막동은

 

마지막 씬을 보면

 

가족과 모여서 함께 살고자 했던

 

그의 소박한

 

꿈을 이루지만...

 

 

이미 본인은 자신이 충성했던

 

태곤에게

 

희생된 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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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져 살고있는 가족들

 

함께 살기를

 

꿈꾸었던 청년

 

그 꿈이 되었던 공간 일산

 

초록물고기를 꿈꾸었던 곳

 

 

논과 밭이 있었던 그곳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층아파트가 생기고...

 

 

삶에 많은 변화를 느끼면서

 

자신의 변화는 둔감하기만 했던

 

순수했던 청년

 

 

 

 

영화속에서 그는

 

거울을 자주 본다.

 

자신의 눈을 응시한다.

 

 

말은 안했지만 속으로 자신에게 묻고

 

있었을것이다...

 

 

나는 대체 누구인가...

 

예전의 막동은 어디간걸까...

 

 

잃어버린 공간

 

잃어버린 자신

 

잃어버린 초록물고기

 

 

가족과 함께 살기를 기원했고,

 

가족은 함께 살게되었지만

 

나는 이미 없었다.

 

 

그런데도 일상처럼

 

행복해 보이는 가족들

 

시간이 얼마나 흘렀지는 알 수 없지만...

 

 

 

 

 

 

막동도 살아있었다면

 

돌아가고 싶었을지 모르겠다...

 

초록물고기를 잡던

 

순수한 어린 시절로

 

박하사탕의 영호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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